롯데렌탈 사모펀드에 매각 초읽기

국내 렌터카 업계 1위인 롯데렌탈(31,250원 ▲ 650 2.12%)의 인수를 추진 중인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니티)가 현재 정부의 최종 승인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피니티는 이미 렌터카 시장 2위인 SK렌터카를 소유하고 있어, 두 회사의 직원들 사이에서는 향후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최근 어피니티로의 인수를 앞두고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 심사를 받고 있으며, 이 심사는 올해 7~8월 중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정치적 변수나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승인이 늦어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심사 과정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국내 렌터카 시장에서의 독점 우려입니다.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합산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지는 않지만, 이 인수를 통해 소규모 업체들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2023년 1분기 기준 국내 렌터카 시장에서 롯데렌탈은 20.4%의 점유율을, SK렌터카는 15.5%를 기록하며 두 회사의 점유율 합계는 35.9%에 달합니다. 반면, 현대캐피탈(12.5%)과 하나캐피탈(6.7%)이 뒤를 잇고, 나머지 44.9%는 소규모 사업자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어피니티 측은 전 직원의 고용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경영진의 변동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이미 SK렌터카를 활용해 업계의 구조와 특징을 파악한 만큼, 대규모 인력 유지가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어피니티는 지난해 SK렌터카 인수를 완료한 뒤 새로운 대표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선임한 바 있습니다. 현 SK렌터카 대표인 이정환 씨는 어피니티가 최대 주주로 있는 요기요를 이끌었던 인물이며, 롯데렌탈의 최진환 대표는 2023년부터 해당 회사를 맡고 있습니다.

이번 인수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가운데, 구성원들의 불안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적 및 주가를 단기간에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반면, 중장기적으로는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모펀드 특성상 기업 가치를 높여 매각하는 것이 목표인 만큼, 인력 감축, 비용 절감, 조직 개편 등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롯데렌탈의 우리사주에 투자한 직원들 사이에서는 롯데그룹이 과거 제공했던 대출 지원 혜택이 사라질 가능성에 대한 걱정이 많습니다. 롯데렌탈은 2021년 상장 당시 공모가가 5만9000원이었지만 이후 주가는 공모가를 넘지 못한 상황입니다. 만약 대출 지원이 중단된다면, 직원들은 대출금을 다른 방법으로 상환하거나 손실을 감수하고 주식을 매각해야 하는 부담을 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염미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