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멤버쉽 스포티파이 탑재한다

네이버가 자사의 쇼핑 멤버십 서비스에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인 스포티파이를 포함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세계 최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와 파트너십을 맺은 데 이어, 이번에는 글로벌 음원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서비스 경쟁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11일 네이버 관계자는 “스포티파이와 멤버십부터 음원 플랫폼 제휴 등 다양한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협력 방식은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는 스포티파이가 한국 음원 시장에서 유튜브 뮤직과 멜론에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네이버와의 협력이 서로의 이해관계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방안은 스포티파이 서비스를 네이버의 유료 멤버십 회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모델이다. 이는 지난해 네이버가 넷플릭스와의 제휴로 신규 멤버십 가입자를 1.5배 증가시키는 성과를 거둔 것을 바탕으로 긍정적 효과가 예견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네이버가 스포티파이와의 협업을 통해 유튜브 뮤직이나 멜론 이용자를 일부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네이버의 멤버십 서비스 확장은 이커머스 업계 선두주자인 쿠팡의 전략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유료 멤버십 ‘로켓와우’를 중심으로 당일 배송, OTT(쿠팡플레이), 음식 배달(쿠팡이츠)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며 현재 2340만 명의 유료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맞서 네이버는 2020년 유료 구독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출시하고 물류 및 콘텐츠 부문에서 외부 협력을 강화하며 멤버십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왔다.

네이버의 거래액도 쿠팡을 빠르게 추격 중이다. 2022년 네이버의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50조 3000억 원에 달하며, 쿠팡의 거래액(55조 861억 원)에 근접했다. 이에 쿠팡은 유료 멤버십 회원 전용으로 제공되던 자사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를 비회원에게도 광고 시청을 조건으로 무료 제공하는 방침을 밝히며 대응에 나섰다. 또한 인기 콘텐츠 강화를 위해 미국 HBO와 제휴하고, 고급 신선식품 유통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시장 점유율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쿠팡이 자체 물류망과 콘텐츠를 기반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반면, 네이버는 글로벌 업체들과 적극 협력하며 ‘연합군’ 전략을 펼치고 있다. 네이버는 물류 분야에서 CJ대한통운을 비롯한 14개 기업과 제휴하며 배송 경쟁력을 확보했고, 신선식품 분야에서는 이커머스 플랫폼 컬리와 손잡는 등 외부 파트너에게서 강점을 보완해가는 형태다.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외부 협력을 통해 투자 부담을 줄이면서도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번 네이버와 스포티파이의 협력이 성사될 경우, 이커머스뿐 아니라 한국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음원 시장은 유튜브 뮤직이 월간 사용자 수 902만 명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멜론(662만 명)과 스포티파이(320만 명)가 뒤를 잇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세계 1위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한국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와의 제휴는 스포티파이에게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할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네이버의 자체 음원 플랫폼인 바이브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양사의 협업이 이커머스와 음원 시장에서 어떤 시너지를 일으킬지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염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