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법 개정안 통과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과거 배당을 중단했던 기업들이 재차 주주환원에 나설지 여부가 시장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13년간 배당을 이어오다 2015년부터 이를 중단한 삼성중공업이 대표적인 ‘재개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 “법 개정 땐 압박 커질 것”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중공업은 여전히 결손 상태이지만, 조선업 업황 개선과 상법 개정에 따른 사회적 요구 확대를 감안할 때 배당 재개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 전체’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에 소극적이던 기업도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 실적 회복세 뚜렷
삼성중공업은 조선업 수주 호조에 힘입어 손익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습니다.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2022년 8544억 원에서 2023년 2333억 원, 올해 1분기까지 5027억 원 수준으로 축소됐습니다. 당기순이익도 2022년 6274억 원 손실에서 2023년 1483억 원 손실로 적자 폭이 줄었고, 지난해에는 539억 원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삼성중공업이 매출 10조8512억 원, 영업이익 7244억 원, 당기순이익 4949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결손금 해소가 선결 과제”
다만 회사 측은 배당 재개에 신중한 입장입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라 배당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결손금을 해소한 뒤 주주환원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1분기 기준 결손금은 2조440억 원에 달합니다.
▲ 동종업계는 배당 시동
같은 조선 3사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은 작년 영업이익 1786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주당 2090원의 현금배당을 단행했습니다. 업계는 HD현대중공업의 사례가 삼성중공업에도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상법 개정이 통과될 경우 주주가치 제고 요구가 한층 거세질 것”이라며 “결손금을 조기에 털어낼 수 있는 실적 추세가 확인된다면, 삼성중공업 역시 배당 복원 카드를 만지작거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염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