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기업 줄줄이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제기

올해 상반기 동안,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하향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장기간의 경제 불황으로 인해 이들 기업의 재무 지표가 심각하게 악화되었기 때문입니다.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해 기업 회생에 돌입한 사례 이후, 신용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을 포함한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이 주요 신용평가사의 등급 하향 기준을 만족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현재 AA등급(부정적)인 롯데케미칼의 경우, 은행 보증이 없는 두 개의 채권이 신용등급 하락의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의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가 순차입금의 5배를 초과할 경우 해당 채권의 등급 하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며, 지난해 9월 기준 이 수치는 18.5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는 지난해 말 7.4배에서 급격히 증가한 수치입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89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적자에 빠진 상태입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롯데케미칼의 실적 컨센서스는 2474억원의 영업손실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또한, HD현대케미칼도 A등급(부정적)에서 하향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나신평은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5% 미만이거나 순차입금 비율이 50% 이상일 경우 등급을 하향한다고 밝혔으며, HD현대케미칼은 지난해 9월 기준 두 조건 모두에 해당하고 있습니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은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등의 다른 신용평가사에서도 하향 검토 기준에 부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준은 절대적이 아니며,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반영하여 등급 하향이 결정될 것입니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등급이 ‘부정적’으로 평가된 석유화학 기업들은 다음 상반기 정기 평가에서 실제로 등급이 하향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대표 사례로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을 언급했습니다.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서 이미 신용등급이 하락한 LG화학 역시, 국내에서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LG화학은 지난해 감사보고서 기준으로 최근 3개년 평균 EBITDA 대비 총차입금이 4.3배로, 나신평의 등급 하향 기준에 부합합니다. 다만, 한기평과 한신평은 ‘EBITDA 마진’도 함께 고려하고 있으며, 이 지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황입니다. 최 연구원은 “비핵심 사업의 투자 효율화와 자산 매각에도 불구하고 차입금 부담이 높은 상황에서 이익 창출력이 개선되는 것이 LG화학의 신용도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최근 부실화된 기업(신용등급이 CCC급 이하로 하락한 기업)은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한기평에 따르면, 2015년 이후 매년 부실화 기업의 수는 대체로 1~3개 수준에 불과했으나, 2023~2024년에는 총 32개사로 급증할 것으로 보입니다.

차입금 의존도가 50%를 초과하거나 부채 비율이 300%를 초과하는 기업을 ‘재무부담 과중 기업’으로 정의할 경우, 부실화된 32개 기업 중 27개 기업이 부실화되기 1년 전 이러한 범주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HD현대케미칼의 부채 비율은 2019년 말 88.5%에서 지난해 9월 기준 232.8%로 급증하였고, LG화학의 부채 비율은 지난해 9월 말 94.7%로, 전년 말 89.2%에서 소폭 증가했습니다.

-염미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