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한국 1인당 국민총소득 3만6224달러

2024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원화 약세의 영향으로 1.2%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는 2년 연속 일본과 대만을 초과한 성과이나, 11년째 3만 달러대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줍니다.

2024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에 대한 통계는 한국은행에 의해 5일 발표되었습니다. 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NI는 3만6624달러로, 전년의 3만6194달러에 비해 1.2% 증가했습니다. 또한, 원화 기준으로는 4996만 원으로 2023년의 4725만 원에서 5.7% 증가한 수치입니다.

1인당 GNI는 한 나라의 국민이 국내외에서 발생시키는 소득을 총인구로 나눈 값으로, 이는 국민의 구매력 및 생활 수준의 지표가 됩니다. 한국의 1인당 GNI 수준은 3만6624달러로 인구가 5000만 명 이상인 국가 중 경제 규모가 상당한 나라는 6위에 해당합니다. 이보다 높은 1인당 GNI를 가진 주요국으로는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가 있습니다.

특히, 일본과 대만을 2년 연속으로 제쳤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한은의 환율 및 인구 추정치를 바탕으로 한 일본의 지난해 1인당 GNI는 약 3만4500달러를 소폭 초과한 것으로 분석되며, 대만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5188달러에 달했습니다. 일본은 엔화 약세로 인해 지난해 달러 기준의 1인당 GNI가 전년 대비 감소했던 것으로 해석됩니다. 한국, 일본, 대만의 통화 가치 절하율은 각각 4.3%, 7.4%, 3.0%로 나타났습니다.

비록 이웃 국가들을 초과했지만, 과거의 GNI 성장세는 다소 둔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의 1인당 GNI는 1994년 처음으로 1만 달러를 넘겼고, 2005년에는 2만 달러를 초과, 2014년에는 3만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2014년 이후 현재까지 11년 동안 3만 달러대에서 정체 상태에 있습니다. 2021년에 기록한 3만7898달러의 고점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1인당 GNI가 4만 달러를 초과할 가능성에 대해 “수년 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으나, 환율 변동성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한은의 강창구 부장은 “지난해 IMF는 2027년까지 4만1000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전하며, “환율의 변동성을 고려해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해의 평균 원-달러 환율은 1364.38원으로,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원화 기준으로는 1인당 GNI가 매년 성장해 왔으나, 달러 기준으로는 4차례 역성장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지난해의 GDP 디플레이터는 2023년보다 4.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4.5%)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입니다. GDP 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을 의미하며, 이 값의 상승은 경제 전반의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오른 것을 시사합니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 가계가 느끼는 물가보다는 첨단 반도체 같은 수출 가격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강 부장은 “내수 디플레이터는 안정세를 보인 반면, 반도체 등 수출 가격 상승이 전체 디플레이터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에 대해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의 2% 성장은 기대 이상의 결과지만, 잠재 성장률(2%)에 근접한 만큼 호황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지난해 성장을 이끌었던 수출이 올해는 도널드 트럼프가 부과하는 관세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며, 전반적인 올해 한국 경제는 지난해보다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염미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