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뱅크가 다시 기업공개(IPO)에 도전하며 이번 주부터 코스피 상장을 위한 수요 예측에 착수했다. 국내 최초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불리는 케이뱅크는 올해 하반기 공모주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으로 꼽히고 있어 많은 이들이 그 결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케이뱅크가 안고 있는 과제들, 특히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아, 목표한 기업 가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 일정
케이뱅크는 10일부터 16일까지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수요 예측은 공모가 결정 전에 기관 투자자들이 매입하고자 하는 주식 수량과 가격을 제시하는 절차로, 이를 토대로 공모가가 확정된다.
케이뱅크는 이번 공모에서 9,500원에서 12,000원 사이의 공모가를 희망하고 있으며, 이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약 3조 9,586억 원에서 5조 3억 원 사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이후 가장 큰 규모로, 21일부터 22일까지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하고 상장은 30일로 예정돼 있다.
긍정적인 실적과 성장세
케이뱅크의 상반기 성적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54억 원으로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41.6% 증가한 수치다. 고객 수는 1,147만 명에 이르렀고, 예금과 대출 잔액도 크게 증가하며 케이뱅크는 지속적인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김지영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이번 IPO를 통해 케이뱅크의 대출 잔액이 9조 5,000억 원에서 13조 7,000억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려되는 업비트 의존도
하지만 케이뱅크가 안고 있는 위험 요소도 무시할 수 없다. 가장 큰 문제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다. 케이뱅크 예금의 약 20.7%가 업비트 고객의 예치금에서 나오고 있어, 만약 금융 시장에 큰 변동이 생기면 이 부분에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최근 시행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으로 인해 케이뱅크가 업비트에 지급해야 하는 예치금 이자 비용도 급증했다. 7월에만 36억 원이던 이자 비용이 8월에는 73억 원으로 늘어나며, 연간으로는 약 867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도 케이뱅크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케이뱅크의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했지만, 이 같은 억제 기조가 유지되면 이자 수익은 감소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해결책 모색과 향후 계획
케이뱅크는 이러한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우선 업비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가상자산 예치금 비중도 줄어들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 대출과 같은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려고 하고 있다.
새로운 로고와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케이뱅크는 혁신적인 이미지를 강화하고, 성장 잠재력을 더욱 부각시킬 계획이다.
-복지경제신문 염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