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후 외국인 주요 매수.매도 종목은?

대선 이후 국내 증시에 외국인 투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이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11일 코스피는 3년 5개월 만에 2900선을 돌파했으며, 코스닥은 올해 최고점을 다시 경신하는 등 활발한 투자 심리를 보여주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 대비 1.23% 오른 2907.04로, 코스닥은 1.96% 상승한 786.29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2900선을 넘어선 것은 2022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 역시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찍으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급등세의 원인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수를 꼽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선 직후인 지난 4일부터 10일 사이 외국인들은 코스피에서 하루 평균 약 1조 원가량을 순매수했다. 4일에는 1조972억 원, 5일 9748억 원, 9일 1조307억 원, 10일 8995억 원어치를 각각 매수하며 상승을 주도했다.

특히, 전날까지 외국인 순매도 목록에 이름을 올렸던 삼성전자가 이번에는 주요 매수 종목으로 부상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6578억 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SK하이닉스로, 같은 기간 6729억 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세가 강했던 배경에는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 관련주들의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 시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06% 상승했으며, 특히 인텔은 7.81% 급등하여 투자 심리를 끌어올렸다. 한편,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러한 긍정적인 흐름이 강화됐다.

이와 함께 방산 업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원전 업종인 HD현대일렉트릭 등도 외국인의 주요 매수 종목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방산주는 각각 2818억 원(한화에어로스페이스)과 1023억 원(한화시스템)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3위와 5위를 차지했고, HD현대일렉트릭은 1691억 원 매수로 4위에 올랐다.

반면, 코스닥에서 외국인 순매도 1위를 기록한 종목은 펩트론이었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경쟁사와 장기 지속형 약물 전달 플랫폼 계약을 체결한 점이 영향을 미치며, 690억 원 규모의 매도세가 집중되었다. 순매도 2위는 카카오(567억 원)였다. 새 정부의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 기대감으로 지난주 급등했던 카카오는 최근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하락세를 보였다.

또한, 2차전지 업황 부진으로 삼성SDI(551억 원)가 순매도 3위에 올랐고, 부산 이전 논란에 휘말렸던 HMM(407억 원)과 최근 고점을 찍으며 차익 매물이 나온 아모레퍼시픽(305억 원)도 각각 순매도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대선 이후 국내 증시는 외국인 유입을 통해 새로운 활기를 띠고 있지만, 업종별로 차별화된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경제 변동성과 대내외 환경을 고려한 신중한 투자 전략이 요구된다.

-염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