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려한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공사 현장을 누비는 여인이 있습니다. 강원도 원주에서 페인트칠을 하고 계신 이선옥(62) 님이 바로 그 주인공이십니다. 그리고 항상 곁에서 함께하시는 정성래(69) 님은 선옥 님의 남편이자 동료이십니다.
성래 님은 50년, 선옥 님은 30년 동안 페인트 일을 이어오셨으며, 두 분을 합하면 경력이 무려 80년에 달하는 베테랑 부부입니다. 아들 정진하(37) 님, 딸 정지혜(41) 님, 그리고 사위 이창주(40) 님까지 모두 이 일을 함께하며 ‘페인트 가족’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스무 살에 결혼하신 선옥 님께서 페인트 일을 시작하신 건 스물아홉 살 때였다고 합니다. 남편 혼자 일하시는 것이 안쓰럽기도 했고, 가계에 보탬이 되고자 시작하셨는데, 뛰어난 손재주와 사교성 덕분에 일이 끊이질 않으셨다고 하네요.
페인트칠은 선옥 님의 삶에 새로운 색을 더해 주었습니다. 어린 시절 가난 때문에 학교를 다니지 못하셨지만, 페인트 일을 시작하며 한자 공부를 시작하셨고, 마침내 대학 졸업장까지 따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녀의 인생에도 고난은 있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딸의 이혼 위기가 찾아왔고, 남편마저 암 진단을 받으며 큰 시련에 직면하셨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따로 살림을 차리면서 어머니 손에서 자라신 선옥 님은 가정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깊이 깨달으셨기에, 딸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남편의 암 수술 후에는 곁에서 간호하며 회복을 도우셨고, 그 결과 가족 간의 유대는 더욱 견고해졌습니다.
선옥 님께서는 이런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게 한 원동력이 바로 페인트 일이었다고 말씀하십니다. 60세를 훌쩍 넘긴 지금도 지치지 않은 열정으로 현장에서 활약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행복과 희망을 전하고 계십니다. 이런 그녀의 삶을 통해 우리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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